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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청진, 일상을 낯설게 만들어 버리기
강수미/

김청진의 작업들을 보면, 요즈음의 젊은 세대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며, 무엇을 좋아하고, 어떻게 표현 하는지 알 수 있다. 말하자면 김청진의 작품은 요즘 세대 감수성의 바로 미터다. 이 작가는 “일상을 낯설게 만들어버리는 느낌이 좋다”고 말하는데, 여기에 중요한 점들이 들어있다. ‘김청진 세대’는 일상을 좋아한다. 그 말은 뒤집으면, 일상을 넘어선 거대 담론은 복잡하고 피곤해서 싫다는 것이다. 그러나 이 일상이 진짜 우리가 살아가는, 그날이 그날인 평범함과 숨쉬기 팍팍함으로 꽉 찬 그런 일상인가 하면, 그렇지는 않다. 맛있는 음식이 푸짐히 차려진 일상이며, 솜사탕처럼 값싼 서정이 흐르는 일상이며, 친구와 즐겁게 동행하는 일상이다. 그리고 무엇보다도 익숙해서는 안 되고, ‘낯설게’ 느껴지는 일상이다. 그러니 김청진의 작업에서도 일상은 낯설게 표현되어야 한다.

<맥도날드 삼선교점 빅맥 라지 세트>, <신동욱이 친구를 위해 차려준 저녁식사>는 김청진의 일상에 대한 관점과 일상을 미술로 요리하는 그의 레시피가 잘 드러난 사진작품들이다. 작품 소재를 자신의 생활반경에서 찾을 것, 그러나 거기서 사람들의 평범한 기호(taste)에 의표를 찌를 수 있는 면을 발견하거나 만들어낼 것, 회화의 색감과 구도·디자인 테크닉·컴퓨터 프로그램의 합성과 보정 등 장르나 영역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할 것, “처음에는 부드러운 듯 말랑말랑한 파스텔 색감의 이미지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끈끈해지거나 지저분해질 수 있는” 이율배반적인 이미지를 뽑아내면 작업 완료.

작가가 다니는 학교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마도 혼자 식사를 하다가 찍었음직한 <맥도날드...>는 우리가 잘 알고 우리도 쉽게 만들어내는 음식물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생경하고, 또 꽤 그럴듯해 보인다. 카메라 렌즈가 대상이 되는 햄버거 식판을 정면에서 조명함으로써 납작해진 사물들의 표정은 그 자체가 식판에 깔린 광고 전단처럼 핏기 없다. 그러나 용의주도한 조명 처리와 사후 이미지 디자인 및 보정 작업은 이 사진을 상하이 젠다이에 세워진 거대한 맥도날드 광고보드처럼 뭔가 이질적이면서 기념비적인 것으로 만든다. 굳이 따지자면 별 이질성도 기념비성도 있을 리 만무한데 그런 생각이, 그런 풍경이 떠오르는 것이다. ‘그런’ 생각, ‘그런’ 풍경은 명확히 잡히지 않는데, 또 그런 만큼 끈적끈적 머리에 달라붙어있다. 아마도 김청진이 자기 작업을 아우르는 키워드를 “솜사탕을 먹는 기분?”이라고 했던 데는 이런 감상자의 기분을 작업해서 계산했기 때문일 것이다.